겨울이 다가왔습니다. 한파 주의보까지 내린 요즘이라, 겨울철 길거리 음식이 한창 생각나는 시기입니다. 붕어빵(요즘은 황금 잉어빵으로 많이 팔고 있습니다.), 계란빵, 호빵, 그리고 따끈한 국물에 담겨있는 어묵 등 매우 많은 겨울철 간식들이 있죠.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호떡'을 가장 좋아합니다. 노릇하게 구워진 쫄깃한 반죽 사이로 흘러나오는 계피향의 설탕, 그리고 견과류까지 한입 베어 물면 지쳐가던 체력도 회복되는 기분이고, '진짜 겨울이 왔구나'라고 생각하게끔 만듭니다. 참고로 호떡도 재료에 따라 몇 가지 종류로 나뉩니다.
(1) 찹쌀 호떡 : 찹쌀가루를 섞어 바삭하게 굽고, 속에 설탕류만 넣은 호떡
(2) 중국식 호떡 : 틀에 담아 구워낸 공갈빵과 비슷한 호떡
(3) 씨앗 호떡 : 견과류를 함께 넣어 만든 호떡
(4) 기타 호떡 : 녹차 호떡, 잡채 호떡 등등
그런데 저의 취향이 조금 특이한 탓인지 모르겠지만, 저는 색다른 재료가 들어간 것들은 크게 선호하는 편이 아닙니다. 예를 들어 붕어빵도 본래의 속을 차지하고 있던 단팥 붕어빵만 좋아하고, 요새 많이 판매하는 슈크림 붕어빵은 선호하지 않는 편입니다. 호빵도 그렇고, 물론 호떡도 그렇습니다. 본래 호떡의 속에 넣어줘야 하는 흑설탕과 계핏가루가 들어간 일반 찹쌀 호떡을 가장 선호합니다.
그리고 지역별로 그런 대표적인 호떡을 판매하는 곳들이 있습니다. 제가 거주하고 있는 천안도 그러한 곳이 있고, 그곳 중 하나가 바로 '중앙시장 호떡' 입니다.
위치 : 충남 천안시 동남구 사직로 7 (남문 입구)
보통 많은 분들이 '시장 입구 호떡집'으로만 알고 계신데, 상호명이 [중앙시장 호떡]입니다. 시장의 남문 입구에 위치하고 있어서 생각보다 찾기 쉽습니다.
시장에 들어서면, 입구부터 무슨 줄이 이렇게 긴가 싶은 곳이 있습니다. 바로 그곳이 중앙시장의 명물 호떡집에서 호떡을 사기 위해 기다리는 손님들의 줄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저도 사실 왜 이렇게 줄이 길까 싶었는데, 맛을 보면 이해가 갑니다. 그리고 간판에도 보이듯, 30년 전통 2대째 내려오는 호떡집이라고 되어있는데, 실제로 할머님 (아마 지금 사장님의 어머님이지 않을까 시습니다.) 께서 하시던 것을 남매가 물려받아 이어오는 곳입니다.
요즘 쉽게 볼 수 있는 호떡 가격은 아닙니다. 요새 길거리에서 파는 호떡 가격이 개당 1,000원, 혹은 1,500원까지 판매되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물가가 그만큼 오르기도 했다는 것이지만, 이곳은 2개의 1,000원 즉, 개당 500원의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그나마 이 가격이 오른 것이고, 얼마 전까지만 해도 3개의 1,000원이었습니다. 어묵도 2개에 1,000원의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추운 겨울에 이 어묵과 어묵 국물을 그냥 지나칠 수가 없죠. 이곳도 마찬가지로 어묵을 판매하고 있고, 기다리시는 동안 어묵과 국물을 같이 드시는 분들도 많이 계셨습니다. 물론 맛도 괜찮습니다.
일단 입에 베어 물면 고소한 기름 향이 납니다. 설탕을 많이 넣어 흘러내리는 호떡류는 아니지만, 속이 달달한 게 아주 맛있습니다. 속을 많이 넣지 않은 이유는, 두꺼운 호떡이 아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특히나 가격을 생각하면 이만한 호떡이 천안권을 다 뒤져봐도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훌륭한 맛이었습니다.
맛있게 호떡을 먹고 난 뒤, 시장을 좀 더 둘러보았습니다.
역시 시장은 그 지역에서 꼭 가봐야 하는 곳이긴 한데, 들어서자마자 나는 수산물의 냄새, 길거리 음식 냄새, 국밥 냄새, 두부 냄새, 참기름 냄새 등등 바로 그 자리에서 모든 후각을 자극하는 것들이 있기 때문에 한 번 발을 들이면 온 골목을 다 구경해야 멈출 수 있습니다. 특히나 시장에서 또 빼놓을 수 없는 간식이 한 개 더 있습니다. 바로'떡볶이'입니다.
배가 출출한데 시장에서 시각적으로 새빨간 떡볶이를 보고도 그냥 지나칠 수 있다면 엄청난 자제력을 가지신 분들입니다. 비주얼이 맛있게 보이기도 했고, 튀김류가 바삭해 보여서 와이프와 함께 멈춰 선 곳입니다. 상호명은 중앙시장 26호 자매 분식입니다. 떡볶이가 조금 매콤했고, 튀김은 사진에서 보이는 대로 굉장히 바삭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튀김이 조금 더 맛있는 느낌이었고, 매콤한 떡볶이 국물에 찍어먹으니 굉장히 맛있었네요.
아들도 유모차에서 시장 구경을 실컷 했습니다. 같이 재밌었기를 바랄 뿐입니다. 천안 중앙시장도 규모가 꽤 있는 편입니다. 길거리 음식들과 여러 구경거리를 놓치지 마시고, 천안에 방문하실 때 시장도 한 번 들려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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